요즘 젊은 세대들이 취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과 패턴이 우리나라 취업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으로 이렇게 몇 글자 적고자 한다.
필자 세대에서의 집 장만은 가족의 희망이면서 직장인에게는 성공의 지표이었다. 열심히 직장에서 일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사면 행복감이 극치에 달한다. 이러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결혼, 출산, 노후생활 안정 등으로 이어진다. 요즘 직장 생활이 가져다 주는 행복감이 결혼과 자녀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 젊은 세대들 즉 대학생과 졸업 후 취업 준비생들은 돈을 버는 목적이 분명치 않다. 돈을 버는 것이 결혼하기 위한, 집을 사기 위한, 자녀를 낳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들의 취미와 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것 같다. 또한, 급여의 액수에 연연치 않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나머지 여가 시간에 그들만의 취미와 여가 생활을 즐기고자 한다.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있는 대기업, 중소기업은 회피하고 좀 더 편안한 일자리를 원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6월 전체 실업률은 3.9%로 작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으며, 청년 실업률(15세~29세)은 무려 10.2%로 이제는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물론 한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핵가족화와 비정규직 양산이 그 원인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5년 6월 현재까지 누계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4번째 낮은 수준인1.23명이라고 한다. 자녀를 겨우 1명 정도 낳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대학생 또는 취업 준비생들의 세대에서는 자녀가 2명 정도되며 이들이 부모님에게 의존하면서 부모님이 물려 줄 재산이 있다면 굳이 힘들게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근하면서 주말까지 다니는 직장 보다는 좀더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돈을 버는 목적이 사라진 것이다. 부모가 서울에 집 한 채라도 있으면 자녀에게 돌아가는 재산은 1인당 평균 1억원~2억원이면 직장이 없어도 자기 용돈만 벌 수 있는 파트타임 또는 비정규직을 더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작년에 실시한 ‘기간제 근로자 현황 조사’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간제 근로자들의 계약 만료 뒤 정규직 전환율은 약 20%에 그쳤다고 한다. 또한, 한 언론의 기사를 보면, 비정규직에서 출발해 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트랙에 한번 올라서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가 또 한번 젊은 세대들의 방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규직으로 시작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면 차라리 비정규직이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파트타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에 대해 강한 경고음을 보냈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다른OECD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해 ‘일자리의 덫(Trap)’에 갇힐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고뇌하고 있다. 그러나, 고뇌의 깊이는 그리 깊지 않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편하게 돈을 벌고 쉽게 돈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긴 하나, 요즘 이들은 너무 부모님에게 의존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50대 이상의 부모님 세대는 결혼한 자녀들을 끝까지 부양하는 것을 그들이 원한다. 정년 연장이 평균수명과 맞물려 자녀 부양을 하기 위한 그리고 노(老)부부들의 생계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전락(轉落)되어 버렸다.
정규직에 들어가기 어려운 현 취업시장이 젊은 세대들의 무사안일주의 사고방식으로 몰고 가는 원인일 수 있으나, 자녀들이 부모님의 재산에 의존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부양 책임을 마다하지 않은 부모님의 희생 정신이 과연 우리의 젊은 세대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지 않은가 자숙해 본다.
〔㈜커리어라임즈 백경순 대표컨설턴트, 국내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 13년 경력, 국내 메이저급 써치펌 헤드헌터 경력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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